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대비한 1차 영입 인사 8명을 31일 발표하고 환영식을 열었다. ‘공관병 갑질’ 이미지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고위원들이 전날(30일) 반발해 영입이 보류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명단에서 빠졌다. 한국당은 안병길 전 부산일보 사장도 일부 현역 의원의 반발로 명단에서 제외했다.
31일 한국당 인재영입 환영식
한국당이 이날 영입을 발표한 인사는 모두 8명이다. ▶경제(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정범진 경희대 교수) ▶청년(백경훈 청년단체 청사진 공동대표, 장수영 정원에이스와이 대표) ▶여성(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 회장) ▶복지(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언론(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등 분야에서 선정했다. 두산중공업 퇴사 때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모순을 지적하는 편지를 남겼던 김성원 전 부사장, 정부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온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등 탈원전 반대 인사들이 포함된 게 눈에 띈다는 분석이다.
어수선한 분위기일 것이란 우려와 달리 환영식은 무난히 치러졌다. “썰렁할까 봐 걱정했는데 예상보다 취재진이 많이 몰려서 놀랐다”는 당직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박 전 대장 영입 보류로 인한 후유증은 이어졌다. 행사장 밖에선 지도부 리더십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신상진 한국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일련의 일들로 가랑비에 옷 젖듯, 당 운영을 하는 황 대표의 리더십에 흠이 가지 않을까 싶다. 당 지도부가 많은 의견을 듣고 신중히 결정을 내렸으면 한다”고 했다. “박찬주 전 대장처럼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인물들을 굳이 첫 영입 인재 명단에 넣었어야 했느냐”는 지적도 덧붙였다.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김세연 원장도 “(박찬주 영입 논란은) 저희가 오른쪽 렌즈만 끼고 가다가 그런 것”이라면서도 “(영입 보류) 판단이 빨랐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여당에선 불출마하는데 야당에선 영입카드를 들고나온 것을 두고도 “전략상 실수”라는 의견이 나왔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우리는 아무것도 내려놓지 않는데 영입만 부각되고 있다. 최소한 우리도 한두 사람이 불출마(하는) 희생을 하고 그 자리에 누굴 넣을지 호기심을 일으킨 다음 영입했어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환영식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로부터 ‘리더십이 상처를 받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받자 “(박 전 대장 영입을) ‘다음에 하면 좋겠다, 언제 하면 좋겠다’ 이런 논의를 했다. 그게 리더십 상처라고 하면 내게 남아있는 게 없을 것”이라며 “오늘 행사도 못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기자들을 향해 “(익명의) 한 인사는 이랬다고 하지 말고 (주장한 사람이) 누구인지 얘기하면서 하라”고도 했다.
박 전 대장이 추후 영입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은 있다. 한국당은 앞으로도 최소 2차례 이상 인재영입 명단을 더 발표할 방침이다. 황 대표는 “오늘은 주로 경제에 주력한 첫 행사였다. 안보 부문 인재들에 대해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박맹우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도 이날 발족하며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들어갔다. 총선기획단 인원은 12명이다. 당 상임특보단장인 이진복 의원이 총괄팀장을 맡고, 전략기획부총장 추경호 의원이 간사를 맡는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2019-10-31 06:24:2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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