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0일 검은색 양복과 넥타이를 매고 어머니 고 강한옥 여사(92)의 빈소를 지켰다. 문 대통령은 여권 인사들의 조문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다만 빈소를 찾은 야당 대표들과 주한 외교 사절단, 종교계 지도자들은 직접 맞았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후 6시 30분 경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의 한 성당에 도착했다. 황 대표는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 “어머니를 잃은 아들의 마음은 다 동일할 것입니다. 저도 내려오면서 어머니 돌아가실 때 기억이 났다”며 “대통령께서는 ‘와줘서 고맙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오후 7시 반경 빈소를 찾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나라의 큰 어른의 상이기 때문에 조문을 오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서 오게 됐다”며 “어머님께서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하루라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는 것에서 안타까움을 읽을 수 있어 그 말씀을 같이 나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를 비롯해 미·일·중·러 대사들은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부를 대표해서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애도를 표했다. 이 총리는 “(대통령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일본관계에 대해 말씀을 나눴다”며 “이미 다 알고 계신 것이었고 당부 말씀은 없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며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 대표와 주요국 대사들의 조문은 직접 맞이했다. 국정 운영과 외교 관계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날 노영민 비서실장도 야당 대표들에게 직접 전화해 강 여사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여야 대표님들이 (조문을) 오신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라고 했다.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 있지만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애도의 뜻을 표하는 야당 대표들의 마음은 차마 거절할 수 없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여권 인사들의 조문은 극구 사양했다. 현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조한기 전 제1부속비서관 등은 빈소를 찾았지만 조문 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은 향후 협치 등도 고려해야 하니 차마 거절하지 못했지만 여권 인사들은 다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이해찬 대표가 당 의원들을 대신해 31일 열리는 발인미사에만 참석할 예정이다.부산=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2019-10-30 12:3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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