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5번째 환자인 한국인 여성 A(73)씨는 최근 중국에 간 적이 없는데도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 그는 한 집에 사는 아들 부부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6일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 7일 병원 진료를 받았고, 8일 다시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았다.
아들(26번 확진자ㆍ51)과 며느리(27번 확진자ㆍ37)는 지난해 11월 중국 광둥성에 갔다가 지난달 31일 귀국했다.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상태였고, A씨를 감염시켰지만 정작 스스로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 A씨가 의심환자로 분류돼 확진 판정을 받자 이들도 검사를 받았는데 그 결과 양성으로 나왔다. 아들은 증상이 전혀 없는 상태고, 며느리는 4일부터 잔기침만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바이러스 감염증의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증상이 발현돼 다른 사람에게 옮길 만큼 바이러스가 증식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이 기간이 바로 잠복기다. 잠복기 동안에는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말이다. 한데 26번ㆍ27번 환자처럼 잠복기와 발병 초기 상태를 정확하게 가르기 힘든 애매한 환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잠복기에도 병을 옮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잠복기나 무증상 상태로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 발병 초기인데 증상이 경미해 자각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4일 며느리가 먼저 기침 증상이 있었다고 해서, 며느리가 먼저 발병하고, 가족 내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며 “무증상기에 접촉한 것은 아니고 며느리가 호흡기 증상이 먼저 발생했기 때문에 감염원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며느리가 호흡기 증상을 보였기 때문에 (무증상 감염 여부에 대해) 지금은 뭐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아들도 주관적인 증상이(있었지만) 건강한 성인들은 ‘이 정도는 괜찮아’ 이렇게 무시하고 넘어가는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 좀 소상하게 파악을 해봐야 한다”하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무증상기의 감염이 갖는 그 의미가 무증상이라는 것의 정의 자체도 좀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무증상 감염이다’라고 누구도 명확하게 얘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나중에 보면 경미하게라도 증상이 있었다 이럴 수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본인 증세가 있다 없다는 건 주관적인 것으로 본인이 봐도 애매하다. 무증상에서 확실한 증상기로 넘어가는 발병 초기의 애매한 중간 단계에 해당할 경우 그럴 수 있다. 국내 환자들 중에서도 본인 느끼기에 증세가 심하지 않다보니 친구를 만나러 간다거나 예배를 드리러 가는 그런 경우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무증상(Asymptomatic) 단계를 지나 경미한 증상 몇개가 나타나는 중간 단계(Oligo-symptomatic)가 있고, 그 뒤 확실하게 증상이 나타나는 증상기(Symptomatic)가 온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의 경우 기침 재치기가 있을 때 바이러스가 많이, 멀리 나간다. 그래서 무증상과 증상 중간 단계에 있는 환자들이 일부 전파를 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유행을 끌고 가는 건 증세가 있는 환자 일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본인이 생각해도 애매하고 증상이 없는데 전파가 된다면 방역당국으로선 방법이 없다. 다만 호흡기 전파 특성상 튀어나가서 전파되는 건데 증상도 없이 가만히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전체 유행 끌고 나가는 동력으로 볼 때 역할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대한바이러스학회도 6일 보도자료를 내고 “무증상 감염자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냈다. 학회는 무증상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독일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오류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2020-02-09 20:00:1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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